두 달 전부터인가 좌변기 부품이 수명이 다했는지 물이 세는게 아닌가..

물이 다 차도 계속 물이 조금씩 세는 소리가 나고, 물이 찰 때도 시꺼럽고,

물이 안 세게 몇 번씩 물을 내리게 되고, 얼마나 귀찮았었는지 모른다.

부품을 간다간다하고도 벌써 두 달이 지났다 @.@

수도세도 평소보다 많이 나오고, 진작에 고칠껄 하는 후회가 든다.

밤늦게 집에 돌아오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집앞 철물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확인,

바로 부품을 사러 들어갔다. 아저씨께 물어보니 규격이 표준이라서 그냥 낀다면 된다고 한다.

이래서 표준을 제정하는거지 ㅡㅡㅋ

친구와 같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양말도 벗지 않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군대에서 갈아봤던 경험을 바탕으로 의기양양하게 수도벨브를 잠그고 좌변기를 분해해 나갔다.

왠걸 집에 있는 공구는 일자와 십자가 교체되는 드라이버 하나와 휴대용 플라이어 하나였던 것이다.

이 때 부터 고생시작 ㅠㅠ 그 흔한 플라이어 하나 없이, 결합되어 있는 너트 비슷한 것들이

손 힘으로는 안돌아가는 것이었다.

더 좌절스러운 점은 기존 압력호스와 좌변기 연결부위가 본드로 붙여놓았다는 점이다.

드라이버와 망치도 없어 아령을 망치 삼아 연결부위를 깨어 보았지만 꼼짝달싹을 안한다.

안되겠다 싶어 바로 철물점으로 달려가서 플라이어 하나와 변기와 연결하는 압력호스를 사왔다.

가격은 대충 좌변기 부품 7,000원, 플라이어 2,000원, 압력호스 2,000원이 들었다.

기존 부품을 그냥 힘으로 다 깨부셔버리고, 새부품으로 갈아 끼었다.

군대에서의 경험 때문에 조립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마지막에 신형(?) 부속품인지 기존의 부속품과 연결방식이 틀려 부품이 빠진걸로 착각

다시 철물점으로 달려가서 물어보고 왔다. ^^;;

철물점 아저씨의 친절한 설명에 정확하게 이해를 하고, 집으로 달려왔다.

마무리를하고, 기쁜맘에 수도벨브를 열었다. 힘차게 물이 차오르고 경계선에 닿자 자동으로 잠겼다.

감격 *-.-*

사람불러서 교체하면 편하겠지만, 남자 둘이 사는집에 부르기도 그렇다.

결론은 내가 갈았다는 자부심도 들고, 하지만 땀 꽤나 흘렸다는 것 ㅡㅡㅋ

아직 손끝이 얼얼하다. ^^
Posted by dcm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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