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내가 교육실습을 한 곳은 대전동아공업고등학교였다. 마침 대전대학교에서 거리상으로도 가깝고, 같은 과 친구 지태섭군과 같이 가게 되어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았다. 공고라서 대학교처럼 과별로 학생들이 나뉘어져 있는데, 내가 맡은 과는 전자정보과였고, 맡은 학급은 2학년 2반, 학생 수는 33명이었다. 지도 선생님은 정보 기술 기초(1학년 과목)와 프로그래밍(2학년 과목)을 가르치시는 김영돈 선생님이었으며, 나에게 2학년 2반 학급 담임지도와 교과목지도를 같이 해주셨다.

  교육실습을 하기에 앞서 정장도 한 벌 준비하고, 구두도 말끔하게 닦고, 넥타이도 매어보는 연습을 하기도 했다. 입어보지 않던 정장이 상당히 어색하였지만, 주위 사람들은 멋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실습을 하기에 앞서 걱정도 많이 되었다. 과연 내가 선생님이라는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걱정과 한편으론 설렘을 가진 채 나의 교육실습은 시작되었다.

  첫째 주는 오리엔테이션과 지도 선생님과 맡을 학급을 정해주었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 그리고 부장선생님의 좋은 말씀을 들었다. 바로 지도 선생님을 따라 실습기간동안 쓸 책상도 정해주시고, 수업 과목도 정했다. 개인적으로 프로그래밍 과목을 가르치고 싶었는데, 선생님께서 정보 기술 기초과목을 하는 것이 낫겠다고 하셔서 그 과목으로 정했다. 과목을 정하고, 주로 학생들을 대하게 될 학급을 종례 시간에 찾아 갔다. 내심 걱정이 되었지만 무사히 첫 대면식을 끝냈다. 노래를 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노래 한 곡도 준비 해갔는데, 다행이 학생들이 노래를 시키지 않았다. 학생들 이름을 모르는 어색한 분위기에서 첫 날부터 같이 청소를 하면서 학생들을 대하려니 내성적인 성격에 심적으로 부담이 되었었다. 하지만 지도 선생님께 부탁해서 학생들 사진이 들어가 있는 목록을 받아 무조건 이름을 외워버렸다. 그렇게 다가가 한마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금방 학생들 이름을 외울 수가 있었다. 그리고 실습 기간 중에 한 학생이 그랬다. 다른 선생님은 청소를 시키기만 하는데 나는 같이 해주니 정말 좋았다고. 그리고 특이하게 나는 첫 주부터 수업을 하였다. 선생님이 하시는 수업 참관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 채 말이다. 그래서 나만의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수업방식에서부터, 시간분배까지 정말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둘째 주는 지도 선생님이 가르치시는 모습을 참관하고, 직접 수업도 해보고, 학생들과 더욱더 친해지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 동료 교생선생님들과도 친해져서 거리감 없이 지내었고 학교에서 열린 전국럭비대회도 재밌었다. 학교에 거의 적응이 되어 다시 고등학교 때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셋째 주는 학생들과 많이 친해졌고, 학교가 돌아가는 전반적인 형태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체육대회로 인해 학생들과 더 많이 친해질 수 있었다. 학생들 옆에 붙어 다니면서 계속 말을 하고 지도를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아이스크림의 힘이 크지 않았나 싶다. 수업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수업을 이끌어 나갔다. 지도 선생님 수업을 참관을 하면서 학생들 실습 부분 중 틀린 부분을 바로 고쳐주고, 설명도 해주면서 학생들을 지도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육실습의 꽃인 연구수업 준비로 정신이 없는 한 주였다.

  마지막 주는 월요일 1교시에 연구수업을 먼저 끝내고, 학생들 상담도 해주면서 교실을 꾸미는데 신경을 썼다. 다른 반에는 조그만 화분도 보이는데 우리 반에는 아무 것도 없어서 비싸지 않은 조그만 화분 두 개를 가져다 두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화분은 잘 가져다 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 애정을 좀 가져 주어야할 학생에게 화분의 물당번을 정해주었다. 학생들과 많이 친해져서 거리낌 없이 장난도 치고, 어떤 문제가 보이면 가서 어떤 점은 좋고 어떤 점은 좋지 않다고 말해주었다. 실습일지를 쓰는데 신경을 많이 썼고, 이원목적분류표와 내가 학생들에게 가르친 부분에서 시험문제를 출제해보았다.

  4주라는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갈지는 몰랐다. 너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정말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그리고 교육실습 한 달 동안 배운 것이 대학교에서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배워온 것보다 더 많은 무언가를 느낄 수가 있었다.

  지도 선생님의 학생들을 대하는 모습, 매를 대더라도 학생이 기분을 상하지 않게 웃는 얼굴로 지도하시고, 수업을 하실 때도 존댓말로 수업을 하시며, 수업 중 졸고 있는 학생이 있거나 떠드는 학생이 있으면 일일이 지도를 하시면서 학생이 따라올 수 있게 해주었다. 실습 기간 중에 선생님이 나에게 이렇게 말하셨다. 내가 있더라도 학교에서의 일상적인, 전혀 꾸밈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시겠다고 말이다. 그러한 모습에서 많은 점을 배울 수가 있었다.

  내가 맡은 2학년 2반. 몇몇 장난이 심한 아이들도 있고, 전처럼 말을 붙이지 못한 아이도 있었지만 그것은 나의 괜한 걱정이었다. 학생들의 무뚝뚝한 표정이 나에 대해서 거리감을 두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대화로서 친해지고 항상 웃는 얼굴로 학생들을 대해보니 모두 나에게 마음을 열어 주었다. 선생님이라는 입장에서 학생은 모두 착하고 똑같았다. 어느 날 동현이라는 아이가 나에게 꼭 나중에 선생님으로 꼭 오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선생님을 천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학교생활은 정말 힘들기도 하였다. 마지막 강평회 때 연구부장 선생님께서 교생들을 편하게 해주었다고 하셨지만 나 나름대로 힘들었던 점이 많았다. 지도 선생님께서 수업도 그냥 책으로 하라고 하셨지만 또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을까. 그래서 일일이 교안도 만들고 파워포인터로 수업자료도 만들고, 또 학생들이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사진도 직접 구해서 뽑고, 여러 실제 부품들도 구해서 가지고가서 수업을 하였다. 그렇게 만드는 동안 밤을 새보기도 하고 그러다가 한 번은 늦잠을 자서 지각을 할 뻔도 하였다. 하지만 학교 선생님들이 말했듯이 힘들게 교육실습을 해봐야 나중에 남는 것이 있다고 하셨다. 내가 비록 너무 힘들게 교육실습을 한 것은 아니지만 얻은 것이 많다고 생각된다.

  실습기간 중 계획 했던 것만큼 학생들에게 못해준 것도 있다. 상담을 자세하게 해주지를 못했다. 1:1 상담을 모든 학생에게 해주었어야하는데 그러지를 못한 것이 제일 아쉽다. 몇 학생을 붙잡고 상담을 하기는 했지만 내가 맡은 모든 학생에게 해주지를 못했다.

  학교에서의 좋았던 점은 연구수업을 해봤다는 것이다. 학교의 방침도 그렇지만 그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만큼 힘들기도 했지만 연구수업을 해봄으로써 더 교재를 연구하게 되고, 하나라도 더 생각해보게 된 것 같다.

  하나하나 일일이 다 적어 남기고 싶지만 끝이 없을 듯하다. 두 번 다시없을 교육실습 나에게 있어 정말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 처음의 걱정은 어느새 나의 영광스러운 자신감으로 다시 굳혀졌다. 교육실습에서 무엇보다 얻은 것은 바로 자신감이다. 나도 선생님이 될 수 있겠구나, 자질이 있구나를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다. 잊지 못할 교육실습, 너무나도 잘해주신 지도 선생님, 우리 2학년 2반 학생들, 마지막에 선생님한테 선물도 해주고, 사진도 같이 찍고, 다시 생각해보니 감회가 새롭다. 날씨 더운 날 아이스크림을 들고 다시 찾아간다는 약속을 꼭 지킬 것을 다짐하며, 이만 글을 줄인다.
Posted by dcm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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