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랜도너스를 시작하면서 마침 대전 코스가 새로 생겼다.

새로 생긴 대전 200, 300, 400, 600을 차례대로 신청을 해놓고 하나씩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었으면 좋을겠지만 대전600을 일이 생겨 출발을 하지 못했다.

대전 600 출발 당일 팀원들 아침을 사주며 마중을 나갔었더랬다.

해가 바뀌고, 2019년

신안 200, 광주 300, 대전 400을 차례대로 타고,

대전 600 시작일이 다가왔다.

일주일 전부터 날씨를 체크했는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다.

혹시나 싶어 하나씩 대비를 하기 시작했다.

방수가 되는 새들백, 방수가 되는 탑튜브백, 푸드파우치, 머드가드 등등

설마 비는 안오겠지 했지만 금요일이 되자 일기예보는 확실히 비가 온다고 했다.

이번에 대전 600을 같이 신청한 팀원은 영길대장님, 환욱형님, 익순형님, 명석이 그리고 나.

우리 랜도 멤버 중 기련형님만 신청을 못해 아쉬움이 남았었다.


비가 와도 꼭 혼자라도 출발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던 터였다.

우중라이딩 경험이 없기도 했거니와 작년 대전 600을 못탔던 것이 아쉬움이 남았었다.

자전거는 우중라이딩을 대비하여 나름 준비를 끝마쳤다.

랜사모 후기를 보며 가민도 비닐로 싸매고,

이제 남은 것은 복장이다.

어떻게 준비하지?

일단 랜사모 후기를 참고하여 신발방수커버를 준비하고, 클릿슈즈의 클릿부분에 맞게 잘라내었다.

상의 외투는 고어텍스 등산용 잠바를 입기로 하고

하의는 등산용 방수가 되는 기능성 바지를 빕위에 입기로 했다.

우중라이딩에 대한 모든 준비가 처음이여서 과연 복장이 잘 버텨줄지 걱정이 되었다.



토요일 아침 집 앞을 나서는데 비가 꽤 쏟아진다.

대전 파르마 앞에 주차를 하고, 태평소 국밥집에 가서 국밥을 먹었다.

새벽시간인대도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한 그릇 비우자 몸에 열이 나면서 든든해진다.



식사를 마치고 차에 가서 자전거를 꺼내 준비를 마쳤다.

아쉽게 영길대장님과 명석이가 비 때문에 DNS를 하였다.

이 또한 랜도너스의 과정이기에 아쉬움을 뒤로한채 환욱형님과 익순형님 그리고 나까지 3명이 출발을 다짐했다.


명석이도 아쉬웠는지 귀염둥이 호두와 같이 아침에 파르마로 마중을 나왔다.

에너지바도 하나씩 주면서 안전하게 잘다녀 오라고 했다.

후기를 적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마중나와준 것이 정말 고마웠다.




파르마를 출발하여 대전 자전거 길을 지나 대청호 둘레 길에 진입을 하였다.

앞서가는 선두팩을 따라가면서 사진을 한 장 찍어 본다.

다들 베테랑이시라 초반 속도도 꽤 빠르다.

비가 많이 쏟아지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자주와본 대청호 중간에 다리를 지나면서, 뻥뚫린 도로와 경치에 감탄한다.



보은에 진입하여 첫 번째 오르막인 수리티재를 오른다.

오르막 초입에서 명석이가 준 에너지바를 뜯어 에너지 보충을 한다.



수리티재를 오른 후 다운을 하면 보은읍 60km 지점에 첫 번째 CP1이 있다.

보은 CP1에 다다르자 어떤 분께서 사진을 찍어 주신다.

왠지 나루님 같은데, 이름은 여쭙지 못하고,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도착사진이 마음에 안드셨는지 다시 오셔서 찰칵, 포즈는 엉성 ㅋ



인증도장을 찍고, 커피와 빵으로 허기를 채운다.

우중라이딩은 에너지 소비가 조금 더 많은 것 같다.

(꼬치비재에서 나루님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되었다.)

CP 안에서 먹고 있는 모습도 사진을 찍어 주신다.

헬맷에 쓴 햇빛가리개에 관심을 가져 주신다.

썬크림을 바르기 싫어 해서 찾은 아이템인데

목과 귀를 햇빛으로부터 가려 주어 괜찮은 것 같다.

비가 올 땐 목부분 비도 막아준다.

대전 400부터 써봤는데, 효과가 있다.

단점은 모양이 조금 빠진다는 것.

특히 앞모습이 케로로 중사를 닮게 된다는 것이다.



CP1을 출발하기 전에 사진도 찍어주고, 출발을 해본다.

익순형님 귀요미 포즈!!!



CP1에서 조금만 가면 말티재가 나온다.

대전에서 몇 번 와본 곳이라 익숙하다.

작년 대전 600과 달라진 코스로 이번에 포함이 되었다는 고르비님의 친절한 안내를 들을 수 있었다.

기어를 다 털고 올라가는데 나루님께서 사진을 또 이렇게 찍어 주신다.

감사의 인사를 숨이차지만 크게 하였다.



말티재에서 다운을 하고, 삼가저수지를 지나면 비조령이 나온다.

안장에서 내리지는 않고 핸드폰을 꺼내 사진에 담아본다.



이 후 상주까지 내리막을 쭉 따라가는데 역풍이 분다.

내리막 길에서 에너지를 세이브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가는 길에 휴게소가 보여 잠시 들러 콜라와 에너지바, 물을 보충했다.



상주시에 다다르자 이른 점심시간이지만 아침을 5시에 먹었기 때문에 허기가 져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고르비님의 안내에 따르면, 버거킹과 롯데리아도 있다는 정보를 들을 수 있었는데,

천천히 상주시내를 지나오면서 고른 메뉴는 김치찌개였다.

조금만 더가면 상주시내를 벗어 나는 상황이어서 시내 끝에 보이는 식당으로 겨우 들어 갔다.

자전거를 세우는데, 랜도너 한 분이 먼저 와서 주문을 끝내고 있었다.

성함을 여쭙지는 못했지만 이런저런 정보를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하였다.

비가 더이상 오지 않아 밥이 나오기 전에 우중 대비 복장을 정리하여 맘이 한편 더 가벼워졌다.



상주 외곽에 다다르니 낙동강 자전거 종주길이 나온다.

축구훈련시설 유치를 위한 현수막이 길목마다 어지럽게 걸려있다.

도로 옆 자전거길이 있어 달리는데, 부산물질이 많다.

얼마전 사고가 났는지 차량 유리 파편도 보여 조심히 지나쳐 한 참을 가는데

페달링 느낌이 쎄하다.

뒷바퀴를 보는 순간 바람이 빠져있다.

로드자전거 탄 이래 첫 번째 펑크다.

로드 입문 후 펑크대비를 하고 다녔지만 다른 사람 자전거 펑크 떼우는 데만 장비를 썼었는데,

드디어 내 장비를 내 자전거에 사용해보는 구나!

일행에게 펑크를 외친 후 갓길에 자전거를 세웠다.

다행이 익순형님이 펑크교체 경험이 많으셔서 빠르게 교체를 하였다.

오 우리팀 공식 미케닉 인정!

펑크를 교체하고 조금 안가서 기어 변속을 하는데 뒷기어의 1단이 튄다.

펑크 때문에 뒷바퀴를 빼면서 뭘 건드렸나보다.

핸들바의 장력조절을 하는 부분을 건드렸더니 기어이 1단으로 변속이 안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아직 오르막 갈길이 먼데 28T를 못쓴다 생각하니 암울해졌다.

어떤 낙타등 정상에 올라 자전거를 세우고 뒷바퀴를 다시 뺏다가 끼워 봤지만 변속이 안된다.

다시익순형님 콜!

뒷드레일러의 장력조절을 조금씩 하자 변속이 된다!

우리팀 공식 미케닉 두번 인정!

감사의 인사를 하고 다시 출발을 했다.

펑크에 변속 트러블까지 괜히 맘이 심란하다.

이 후 예천 CP까지 가면서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다음 CP2는 162km 지점 예천이다.

예천 CP에 도착하여 인증 도장을 찍고, 친절한 알바분께서 바나나를 하나씩 건네 준다.

랜도너스 CP 중에 가장 친절한 곳이라고 하던데, 인정!

후덥지근했기 때문에 얼음커피를 사서 3모금만에 마셔버리니 살만해졌다. 휴

CP3인 도산에 가기 전에 보급을 할 마땅한 곳이 없어 보여 초코바를 하나 더 사서 푸드 파우치에 집어 넣고 출발을 한다.


고도가 꽤 높아 지는 것이 느껴진다.

고랭지 사과 밭에서 어르신들이 한 창 일을 하고 계신다.

무슨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는 곳도 지나고,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려고 포즈를 잡았지만 아직은 손이 느려 카메라 실행이 늦다.

다시 돌아갈 수도 없고, 지나쳐 간다.

마을을 하나씩 지나는데, 가민에 경사도가 높아지며 페달링이 무거워 진다.

언덕 끝에 꼬부랑 길을 헉헉대며 오르는데,

마주오는 트럭에서 아저씨께서 화이팅을 외쳐 주신다.

숨이 차지만 큰소리로 감사합니다를 외쳐본다.

한 마디 해주시는 것이 정말 고맙게 느껴진다.



코스표에서 봤을 때 여기가 CP2 예천과 CP3 도산파출소 사이에서 가장 높은 곳이였다.

정상에서 보면 딱히 언덕 이름이 안보이는데 힘이 드는 곳이였다.

잠시 쉬었다가 뒤를 돌아보며 사진으로 남긴다.



이 후 업힐과 다운힐을 반복하면서 가다보니 CP3인 도산파출소가 나온다.

저녁 7시반. 경찰분께서 안내를 해주시는데 인증도장을 찍고,

앞에 조금만 가면 부페식당이 있다고 한다.

랜사모 카페에서 봤었지만 나루님이 식당에 이야기 해주셔서 식사준비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루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접시에 밥이며 반찬이며 가득 담아 된장국과 같이 정신없이 먹었다.

허기가 져서 그런게 아니라 너무 맛있었다.

입가심으로 숭늉까지 든든하다.

본격적으로 해가 져서 야간 라이딩 준비를 하고 출발을 한다.


이번 라이딩은 출발부터 비가 와서 온도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출발을 하기를 잘한 것이 비는 보은을 지나면서 그쳤고,

오히려 조금씩 흩날리는 것이 안덥고, 얼굴에 미스트를 뿌린 것처럼 시원했다.

그리고 야간에는 오히려 온도가 떨어지지 않아 춥지도 않은 탁월한 선택? 이었다.


여기서도 마주오던 차의 어떤 분께서 창문을 열고 화이팅을 외쳐주신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했는데 들으셨는지 모르겠다.


조금 가다보니 골짜기 계곡 옆으로 캠핑장이 많다.

물소리도 들리는데 낮이였다면 경치가 보였겠지만 밤이라 경치를 못보는 것이 아쉽다.

캠핑장에서는 고기 굽는 냄새가 그렇게 많이 나는데

저녁을 먹고 왔음에도,

진심으로 가서 고기 좀 달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목까지 올라 왔었다.


다음 CP4는 270km지점 대전 600의 자랑 꼬치비재 영삼카페이다.

대전 코스를 만든 고르비님(영삼님)이 무려 꼬치비재 정상에서 스페셜 보급과 함께 자봉을 해주신다고 한다.

이번에는 나루님이 안동에서 유명한 선지국밥도 공수해주시고,

월드님의 방울 토마토, 푸드 파우치에 한 주먹 넣어 영양까지 가는데 도움이 되었다.

묵내뢰님의 동충하초즙, 쌉살한 맛이 새벽 라이딩에 정신이 번쩍 든다.

진우세프님의 김치전, 많이는 못먹었지만 훌륭했다.

파르마 이준섭 실장님까지

모두 저를 잘모르시겠지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후식으로 믹스 커피까지 완벽했다.

적절한 장소에 훌륭한 명품 보급으로 과히 우리나라 랜도너스 코스에서 유래없는 곳이다.

1200에서도 빙계계곡에서 스페셜 보급을 운영하신다고 하지만 아직 경험을 못해봐서 언급을 하지는 못한다.



익순형님 동충하조즙 맛있죠?



물도 채우고,

나루님께서 인증사진 안찍고 가면 대전 600 무효라는 말에 얼릉 사진을 찍는다.

비장함에 입술도 꽉다물었다 ㅠㅜ



보급과 휴식을 충분히 하고,

잠잘 곳으로 정한 영양으로 출발한다.

고르비님이 꼬치비재 다운힐에 모래가 많다고 천천히 안전하게 내려가라고 알려주신다.

그렇게 첫 번째 커브를 지나고 두 번째 커브를 내려가는데 마지막에 따라오던 환욱형님이 뭐라고 외친다.

네? 멈추어서 기다리니 펑크가 났다고......

헉 앞서가던 익순형님을 불러 세우고 다운힐 끝에 불빛이 있다고 하여 그리로 가서

다시 우리팀 미케닉 익순형님 소환.

탁탁 척 co2 펑 끝. 우와~~~

레버달린 co2 인젝터 좋군요? ㅎ

빠르게 펑크 조치를 하고 다시 출발.

그런데 영양까지 가는데 다운힐이 아니다...

업다운 업다운의 반복.

왜이렇게 힘이 들지?

영양까지 15킬로가 남았다는데 속도가 너무 안난다.

그렇다 너무 졸리는 것이 아닌가.

자전거를 타면서 졸은 적이 없었는데,

대전 400때도 밤세면서 탔었는데,

오히려 밤이되면 나는 생생해지고,

힘이 나는 타입으로 나조차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전 600을 타면서 처음 졸아 봤다.

졸면서 핸들이 털리는 것을 느끼고,

깜짝 놀라 깨는 것을 반복하면서,

졸음을 쫒아내 봤지만 다시 졸린다.

그렇게 가는데 옆에 밭에 멧돼지 방지용 울타리가 있는 것 같은데, 멧돼지가 울타리를 들이 받나보다.

울타리에 어떤 장치가 되어 있었는데 호루라기 소리, 싸이렌 소리, 돼지 멱따는 소리가 울린다.

그래도 도저히 졸려서 마을안 정자가 보여 환욱 형님과 10분만 자고 가자고 하여 누워 본다.

9분쯤 되었을 까 앞서 가던 익순형님 전화가 울려서 받았다.

너무 졸려서 10분만 누웠다가 간다고 하였다.

익순형님은 먼저 영양에 가서 모텔을 알아보신다고 한다.

그렇게 영양에 도착하여 잡아 놓은 모텔에 들어가서 씻고 그대로 골아 떨어졌다.


6시에 일어났다.

2시간도 채 못잤지만 모텔의 뜨거운 온돌방에 땀을 흘리며 잤더니 그래도 피곤이 좀 풀렸다.

짐을 챙기고 어제 밤에 봐둔 김밥집에 가서 라면에 김밥으로 아침을 맛있게 먹고, 7시에 출발을 하였다.

아직 600의 반도 못왔기 때문에 부지런히 달려야 한다.

영양을 출발하자 뻥 뚫린 길에 경치가 죽여준다.

사진도 남기고,

그런데 안장에 앉을 때 느낌이 이상하다.

안장 앞 코가 들린 느낌?

새들백 때문에 안장코가 들렸나? 살펴봐도 이상이 없는데,

조금 달리면 괜찮은걸 보니 아마 엉덩이의 안장 닿는 부분이 부었나 보다.

아침에 패드 크림도 발랐으니 낫겠지 뭐 ㅋ



무슨 공룡 화석 관련 간판이 보이는데,

옆 계곡을 보니 지형이 신기하다.



360km 지점 청송 CP5를 가는길 약 다운힐이라 37 ~ 38의 속도로 익순형님이 끌어 주셔서 페달을 신나게 밟아본다.

그렇게 CP5 청송에 도착하여 인증도장을 찍고, 시원한 콜라 한 캔을 먹었다.

슬로우시티 슬로건의 청송.

뭔가 느리게 움직여야 할 것 같은 느낌!


CP5 청송을 지나 438km 지점 군위 CP6으로 향해 출발~

고도표를 봤을 때 500m 가 넘는 고개가 보인다.

아 힘들겠구만...

그렇게 오르막 길을 올라 가다가다 보니 어떤 정상처럼 보이는 곳을 지났다.

아직 그 500m 지점의 오르막은 안나왔나? 하면서 가민을 보는데 오잉? 420km 지점을 지나왔다?

그럼 아까 그 언덕이 정상이라는??? 괜히 쫄았네 ㅋ


지나가다 보니 빙계계곡도 보이고, 얼릉 사진으로 남기면서

캠핑장비가 없는 나는 여기 캠핑하러 꼭 와보리라 다짐을 하게 만드는 곳이였다.



438km 지점 군위 CP6에 도착하여 인증도장을 찍고,

아직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였지만 부지런히 달린다면 시간내 완주를 할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였다.

점심시간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인근 중국집에서 볶음밥을 시켜 먹었다.

인심이 후해서 요쿠르트도 하나 주신다.

와 저 사진의 볶음밥이 단돈 5천원 ㅋ 싸다~



군위를 지나 가다 보니 김수환 추기경 생가도 보인다.


그렇게 521km 지점 영동의 황간 CP7으로 향해서 가는데 길다랗게 보이는 오르막... 땅재!

금방 소나기가 왔었는지 도로가 젖어 있는데, 해가 뜬다.

갑자기 아스팔트 온도가 오르며 땀을 잘 흘리지 않는 나지만 머리에서 땀이 흘러 얼굴을 타고 내린다.

한증막에 들어온 느낌이다.

점점 세지는 경사도에 아찔한 느낌이다.

경사도가 평균 9정도로 보이는데 왜이렇게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부지런히 페달을 저어 올라간다.



땅재 정상에서 쉬지도 않고 바로 다운힐을 하여 구미의 선산에 도착

너무 더운 나머지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에 얼음 커피로 더위를 식힌다.

그렇게 쉬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진다.

새들백에서 고어텍스 잠바를 꺼내 걸치고 출발한다.

선산을 벗어날 때쯤 오잉? 다시 비가 그친다.

소나기였나 보다.

땀이 나는 걸 느껴 일행을 세운 후 잠바를 다시 새들백에 고이 접어 넣었다.

편의점과 비 대비로 여기서 예상치 못한 시간을 많이 소비해버렸다.


급한 마음에 업다운의 낙타등을 탄력으로 쏘아 속도 38로 내달렸다.

다리에 모터가 달렸었나?


다시 보이는 상주시 간판?

그리고 나타난 큰재...

가민의 경사도 9% 정도인데, 너무 힘이 든다.

가도가도 정상은 안나타나고,

우리나라는 령, 재, 언덕이 너무 많다. ㅠㅜ

기어를 다털고 꺼이꺼이 정상에 올라 휴 이제 다운힐이겠지? 했는데,

왠걸 정상이 낙타등이고, 조금 더가니 또 오르막 흑흑흑 너무~ 힘들다.

큰재 정상에서 쉬지도 않고 그냥 왔는데...

사진은 환욱형님이 찍으신 거다 ㅋ



그렇게 521km 지점 CP7 황간에 도착 인증도장을 찍으니 먼저 도착한 익순형님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 보인다.

오잉? 물으니 CP를 못찾아서 이리저리 헤매었다고 한다.

오후 6시 10 ~ 20분 정도 였던 것 같다.

저녁 먹을 시간인데, 컷인까지 4시간도 안남았다.

남은 코스는 반복되는 낙타등에 대전 파르마까지 79km 남았으니 시간이 빠듯하다.

콜라에 삼각김밥 하나로 허기를 채우고 바로 출발을 해본다.

출발하려는데 환욱형님이 막 도착을 하신다.

둘째날 환욱형님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

다리에 힘이 안들어간다고 하시는데 걱정이 되었다.

금방 따라 오겠다는 말을 듣고 출발을 해본다.


이내 옥천에 접어들고 다시 야간 라이딩 시작.

옥천을 지나는데 축제 간판이 보인다. 무슨 축제를 하는거지?

정지용 생가가 보이고, 지용제라는 정지용 시인의 축제 라고 한다.

조명이 이뻐보여 사진도 남기고, 동네 슈퍼에서 콜라도 한 캔 먹고, 물도 보급을 한다.



드디어 보이는 대전 곤룡터널!

급하다 급해. 사진도 흔들려 급한 마음이 그대로 남겨진다.

마지막 업힐이다!

시간은 간당간당해 쉬지도 않고, 대전에 진입하여 자도로 들어선다.



급한 마음에 자도를 빠르게 이동하면서 조형물도 찍어보고, 재촉을 해본다.

지나가겠습니다!!! 수십번 외친다.



그러게 달리는데 뒤에서 지나가겠습니다! 하면서 뭔가가 쑥 추월을 해간다.

오잉? 환욱 형님이었다. 대박~ 살아 나셨군요 ㅋ

다시 만나서 막판 스퍼트를 치지만 오히려 내가 못쫒아 간다.

익순형님은 전조등이 배터리 아웃이라 꺼져 환욱형님 뒤를 바짝 쫒아 가고,

나도 뒤따라 갔다.


그렇게 파르마에 도착을 하니 앞에 간 두 분이 도착을 안했다?

헐!!!

일단 브레베 카드를 제출하고,

익순형님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받지를 않는다.

두분 어디가신거지?

어두운 곳이라 건너편으로 건너기 위한 데크다리를 안건너고, 그대로 직진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에 걸려오는 익순형님의 전화.

목소리가 다급하다.

아니나 다를까 환욱형님이 턴을 하다가 넘어져서 순간 기억을 못한다는 것이다.

여기가 어디라고 물으시며, 가벼운 뇌진탕 증세를 보인다는데, 119를 부른다고 한다.

안전이 우선인데, 비가 온 자전거길은 너무 위험했다.

119에 자전거를 안실어 준다는 파르마에 계신 분의 말을 듣고,

다시 데크 다리쪽으로 자전거를 타고 갔다.

이내 불 빛이 보이고, 익순형님과 환욱형님이 자전거를 천천히 타고 오고 있다.

어떻게 된거냐고 물으니

잠시 후에 정신이 돌아왔다고 한다.

천천히 돌다가 넘어져서 가벼운 찰과상이 있었지만 다행이었다.

안전하게 타셔야죠. ㅠㅜ


그렇게 파르마에 도착.

완주를 할 수 있었다.

느낌상 아마 가장 마지막에 들어온듯 했다.

랜도 3형제 이렇게 잘 도착하였다는 인증 사진을 남기고, 휴~

다시 보니 햇빛 가리개가 케로로 중사를 많아 닮아 보인다 ^^



나름 우여곡절이 많았던 대전 600.

수려한 경치에 감탄하고,

오르막에 한탄하고,

비로 인해 페이스가 늦춰졌지만 지금까지 가장 긴 거리를 탄 것이였고,

자전거를 잘타는 것은 아니지만 출발을 마음 먹고,

출발을 하고 보니 이렇게 돌아오게 되는 것 같다.

역시 시작을 마음 먹게 되면 어떻게든 하게 되는 것 같다.

추억은 덤이고, 그래도 이렇게 완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랜도너라면 대전 600 꼭 타보시라고 추천 해드린다.


Posted by dcmr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