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어드벤처를 다녀온 후로 다음 어드벤처는 어디로 갈지 고민 중 지리산 어드벤처를 가기로 한다.

 

연일 장마로 3주간 자전거를 타지 못해 초기화가 걱정된다.

 

장마전선이 서울 쪽으로 올라갔을 때라 남부지방은 폭염이라고 뉴스에 나온다.

 

 

지리산 어드벤처는 232km, 3919m, 15:28 시간제한이다.

 

http://www.korearandonneurs.kr:8080/jsp/permanent/info-PT79.htm

지리산 어드벤처는 순환코스로 출발/도착이 남원 고속버스터미널이다.

 

남원에서 코스를 새벽이나 아침에 출발을 하기 위해서는

 

대전에서 갈 수 있는 교통편은 오송역과 서대전역에서 KTX, 서대전역과 신탄진역에서 무궁화호로 갈 수 있었다.

 

그중 요금이 싼 무궁화를 타고 가기로 결정, 기차 시간은 23:15 출발, 다음날 01:24 도착한다.

 

 

금요일 퇴근 후 라이딩 준비를 한다.

 

준비 후 조금 잘 생각이었으나 이리저리 준비하다 보니 시간이 빠듯하다.

 

그대로 자전거를 차에 싣고 신탄진역으로 갔다.

 

차를 역 주변에 주차한 후 기차에 몸을 실었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기차를 몇 번 탔지만 이번 예매한 기차 좌석이 흔들거린다.

 

편하게 잘 수가 없다.

 

그래도 알람을 맞춰놓고 눈을 붙여본다.

 

 

얼마나 지났을까, 맞춰둔 알람이 울린다.

 

큰일이다. 잠을 못 자고 그냥 눈만 감고 있었다.

 

 

이내 남원역에 도착을 하였고, 자전거를 가지고 내렸다.

 

출발지인 남원 고속버스터미널은 남원역에서 3~4km 떨어져 있다.

 

허머 형님과 만나기로 한 24시간 해장국집으로 가다 보니 강 위에 물안개가 펴 날씨가 엄청 습하다.

 

이내 해장국집에 도착하였는데, 문이 닫혀 있다.

 

허머 형님과 만난 후

 

2안으로 생각한 24시간 콩나물해장국 집으로 가니 다행히 열려 있다.

 

해장국을 시켜 맛있게 흡입한 후 채비를 마치고, 고속터미널 앞으로 간다.

 

고속터미널 앞에서 가민을 켜서 코스를 로딩한 후

 

얀 할아버지께 면책 동의서와 출발 인증을 하고

 

2020년 8월 1일 02:35에 출발한다.

 

남원 시내를 통과한 후 국도변으로 접어들다 이내 임도길로 진입한다.

 

짧은 임도길을 통과 후 도로를 타고 가다가 업힐이 시작된다.

 

첫 번째 고개인 26km 지점 CP1 고산 터널이다.

 

길이가 좀 되었던 곳으로 생각이 들어 허머님과 잡담을 하면서 느긋하게 오른다.

 

그렇게 올라가다 보니 터널 앞의 인증 장소에 04:09에 도착, 사진 인증을 한다.

 

터널 안의 모습만 봐도 습한 정도를 알 수 있다.

 

터널을 통과 후 작은 저수지를 지나는 임도를 지나가는데,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도로는 비가 왔었던 탓에 구간구간 젖어 있어 다운 속도를 낼 수가 없다.

 

이 후 구례까지 포장된 도로, 약 내리막 길을 쐈다.

 

 

잠을 못 자고 출발을 하였기 때문에 살짝 졸려

 

약 40km 지점 구례 시내 편의점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가기로 하고, 잠시 휴식을 가진다.

 

허머 형님께서 역할을 분배하자고 하시면서, 나는 후기를 쓰기로 하고, 허머 형님은 총무를 하시기로 하였다.

 

라이딩을 할 때 동행을 하게 되면 이렇게 서로 역할을 분배하면

 

라이딩에 좀 더 집중을 할 수가 있게 된다.

 

구례 시내를 벗어나 섬진강 자전거길로 진입하기 위해 섬진강 다리를 건너는데,

 

비가 많이 왔긴 왔나 보다.

 

섬진강의 수위가 많이 높아져 있었고, 물 색깔도 흙탕물이다.

 

새벽에 차가 없는 섬진강 벚꽃길을 달리는데 동이 트기 시작한다.

 

공기도 상쾌하고, 한적한 도로를 맘껏 달릴 수 있어 가슴도 탁 트인다.

 

날이 밝아져 시야가 확보되어 속도를 좀 낼 수 있었다.

 

 

곧 화개 장터 앞 다리를 지난다.

 

다리 아치 모양과 색깔이 대전의 엑스포 다리와 비슷하다.

 

 

다리 왼쪽으로 화개 장터가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섬진강이 넓게 펼쳐 저 있다.

 

 

최참판댁으로 가는 이정표를 지나 섬진강길을 한 참 달리다 코스가 왼쪽으로 꺾인다.

 

CP2 적량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초반 도로의 경사도가 확 세진다. 경사도는 17%를 본듯하다.

 

차를 타고 지나가시는 동네 주민께서 파이팅을 외쳐 주신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페달링에 집중을 한다.

 

곧 시멘트로 된 임도가 나타난다.

 

점점 숲으로 들어가는데, 경사도가 세다.

 

기어를 다 털고 꾸역꾸역 올라간다.

 

헤어핀을 몇 개 지나자 정상이 보인다.

 

77km 지점 CP2 적량이다.

 

07:00에 사진 인증을 하고, 보급으로 가져간 쿠키를 먹으면서 잠시 쉰다.

 

해발 고도가 조금 되는지 운해가 장관이지만 나무에 가려져 사진 포인트를 잡기가 힘들어 눈에만 담는다.

 

시멘트 길을 다운하다가 구간구간 사진처럼 흙길도 나타난다.

 

산 중턱 마을을 지나쳐 계속 다운을 하다가 횡천역 가기 전 마을을 지나는데,

 

마을 약수터가 있다.

 

잠시 멈춰 물통에 물을 채우고 간다.

 

횡천역을 지나 조금만 더 가다 보니 횡천 읍내가 나타난다.

 

하나로마트가 있지만 아침 8시쯤이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일러 열지는 않았다.

 

앞에 삼거리 부근에 간이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코스 반대쪽으로 커다란 마트가 2개나 있고, 식당도 있다.

 

중간 보급지로 괜찮은 위치이다.

 

마트에 들러 음료수와 빵으로 보급을 한다.

 

다시 오르막이 나타나고 천천히 올라가다 보니 99km CP3 돌고지재가 나타난다.

 

09:01에 사진 인증을 하고, 삼거리에서 정상 방향으로 오르막을 조금 더 오른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다가 다운힐을 내려가니 청암면이 나오는데,

 

하나로마트와 식당이 있어 보급을 할 수 있다.

 

우리는 보급을 한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 간다.

 

조금만 더 가다 보면 하동호가 나타난다.

 

길은 하동호를 끼고 풍경을 감상하며 달린다.

 

해가 높게 뜨지 않아 그늘이 져 8월의 뜨거움은 아직 느껴지지 않아 다행이다.

 

계곡길도 나오는데 물소리가 정말 좋다.

 

계곡길을 따라가고 있는데, 봉화사 이정표가 나타난다.

 

헉 또 업힐이겠군!

 

아니나 다를까 아스팔트가 끝나고 시멘트길이 나타난다.

 

심지어 경사도도 고각인데 차들이 꽤 지나다닌다.

 

차가 올 땐 꼼짝없이 와리가리도 못한다;;;

 

임도 고각에 기어를 다 털어보지만 체력을 계속 깎아 먹는다.

 

 

꾸역꾸역 올라가다 보니 봉화사 절이 나타난다.

 

현판이 117km CP4 봉화사이다.

 

10:28에 사진 인증을 한다.

 

 

현판 옆 수도가가 있는데, 약수라고 적혀 있어 땀도 좀 씻고 물도 채운다.

 

그늘에서 잠시 쉰 후 다시 출발한다.

 

고각의 임도 다운힐로 손가락이 저린다.

 

그래도 고각 오르막 보단 낫다!

 

 

다운힐 끝에 2차선 도로로 접어들었는데,

 

여기 길은 예전에 동호회에서 투어로도 왔었고,

 

올해 5월에 PT-09 진주해안도로 때도 왔던 길이라 익숙하다.

 

 

평지길을 달려서

 

시천면을 몇 킬로 남겨두고,

 

길가에 보이는 원조문산선지국 식당에 들어갔다.

 

보급 지점으로 봐 두었던곳 중 한 곳인데, 식당 이름에 있는 선짓국이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살짝 더위를 먹은 탓에 따뜻한 국물을 먹기가 힘들어 냉면을 시켰다.

 

몸이 힘들었는지 냉면 곱빼기를 시켰는데, 잘 넘어가지를 않는다.

 

헐 이런 적은 처음인데, 난 더위에 약한가 보다.

 

그래도 에어컨 바람에 냉면을 먹었더니 몸의 더위는 내려가서 한결 낫다.

 

하지만 문 앞을 나가자마자 후덥지근한 공기가...

 

 

시천면까지 몇 키로는 차들의 통행이 잦은 곳이다.

 

주변에 남사예담촌 등 관광지가 꽤 있어서 그런가 보다.

 

시천면을 들어갔는데, 생수 얼린 것을 살지 고민을 하는데, 허머 형님은 괜찮다고 한다.

 

다음 CP 밤머리재까지 오르막인데, 고민하다가 그냥 지나친다...

 

여기서 얼음생수를 샀어야 했다...

 

 

그렇게 2차선 도로로 접어들고,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150km를 달려온 후여서 그런지 엄청 고각이 아니지만 13% 이상의 업힐에 다리와 허리가 털린다.

 

바람도 안 불고, 머리에 열이 오르더니 어질어질하다.

 

커브길 그늘에 바람이 조금 부는 곳에 앉아 파워젤 하나를 먹고 잠시 쉰다.

 

열을 내린 후 끌바를 한다.

 

 

어느 정도 올라갔을까 경사도가 조금 완만해져서 다시 타고 오르는데,

 

약수터가 도로에 인접한 곳에 있다.

 

자전거를 던지듯이 세우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헬맷을 벗고 약수물에 머리를 갖다 대었다.

 

와 이렇게 시원할 수가!

 

정신이 돌아온다.

 

 

그 뒤론 정상에 가까웠는지 계곡풍이 불면서 너무 시원하다.

 

이 느낌이지...

 

조금만 더 가니 밤머리재 비석이 나오고, 정상에는 차를 파는 컨테이너가 있었다.

 

157km CP5 밤머리재,  자전거를 내팽개치듯이 바닥에 던져두고, 13:39에 사진 인증을 한다.

 

 

전툥차를 파는 컨테이너가 하나 있었는데, 허머 형님께서 오미자차를 사주신다.

 

얼음에 담긴 시큼 달달한 오미자차를 먹으면서 대형 선풍기 앞에서 열을 식힌다.

 

그새 살짝 추워진다. ㅎ

 

하지만 습도가 높아서 몸에 난 땀이 날라가지를 않는다.

 

그렇게 쉬다 보니 조금 살 것 같았다.

 

밤머리재 표지석 뒤로 공터가 넓은데, 끝쪽으로 가면 사진과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저 멀리 시천면에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다.

 

나는 힘들어 직접 보지는 못하고, 허머 형님께서 찍은 사진으로 보았다 ㅎ

 

 

정신을 차리고 다시 출발을 한다.

 

밤머리재 다운힐은 급커브에 길이도 길었다.

 

하지만 다운힐이니 오르막보다 수월하게 갈 수 있었고, 안전한 속도로 한참을 내려갔다.

 

 

이후 함양까지 가는 길은 업다운이 계속되었다.

 

함양에 접어든 후 코스상에 보이는 마트에 들러 음료수와 찹살떡으로 보급을 하면서 쉬었다.

 

마트 안의 에어컨 바람은 몸의 열도 충분히 식혀주었다.

 

 

보급 후 함양 어느 곳에서 갑자기 비가 온다.

 

소나기가 오나보다 했는데, 점점 빗방울이 굵어져, 어느 마을 초입에 파출소 옆 주차장이 보여 잠시 비를 피했다.

 

비는 폭우로 변하였는데, 웬만하면 신발이 젖는 것을 싫어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한 30분 정도 쉬었는데, 쉬면서, 질렛도 다시 입고, 헤드밴드도 다시하고,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비를 했다.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 비가 조금 사그라들어 비를 맞으면서 출발했다.

 

이후 계속된 업힐이었고, 비가 점점 또 굵어진다.

 

해탈을 하고 비를 맞으면서 달려간다.

 

 

업힐 끝에 완만한 약 오르막길이 계속되었는데, 고도가 높은 곳이었다.

 

209km CP6 복성이재가 나타났다.

 

16:59에 빠르게 사진 인증을 하고, 지체하면 체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바로 출발했다.

 

이제 남원까지 계속된 내리막길이다.

 

계속된 비로 고글이 비에 젖어 앞이 잘 보이지 않아 고글을 벗어 헬맷에 끼운다.

 

약 내리막 도로를 기차 시간에 늦기 않기 위해 달려보지만

 

비가 많이 와서 위험했다.

 

그냥 다음 기차를 타기로 결정하고, 속도를 조금 줄였다.

 

새벽에 출발하였던 남원 고속버스터미널에 무사히 도착을 하였다.

 

17:48에 도착 사진 인증을 하고, 허머 형님은 버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인사만 하고 바로 헤어졌다.

 

코스를 타는데 총 15:13분이 소요되었다.

 

 

나는 다시 남원역으로 천천히 갔다.

 

몇 분 차이로 예약했던 기타를 놓치고, 2시간 후에 있는 기차를 다시 예약했다.

 

기차역 앞 벤치에서 비에 젖은 자전거를 닦아주고, 옷가지들을 정리했다.

 

기차역 내에 카페가 있어서 따뜻한 커피를 한 잔 하면서 기차 시간을 기다렸다.

 

 

마침내 기차가 와서 탔는데, 기차 내의 에어컨 때문에 추워서 잠이 안 온다;;;

 

도착지인 신탄진에 가까워졌는데, 비가 또 온다.

 

어쩔 수 없이 차가 있는 곳까지 비를 살짝 맞으면서 갔다.

 

차에 자전거를 넣어두고, 근처에 있는 24시간 순대국밥집에 가서 순대국밥을 한 그릇 먹었다.

 

추웠던 몸이 이내 사르르 녹으면서 정신이 돌아온다.

 

 

일주일 후 티비 뉴스를 보는데 폭우가 전국적으로 와서 내가 갔던 화개장터와 구례가 침수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일주일 전만 해도 멀쩡히 자전거를 타고 지나왔던 곳이라 안타까움에 뉴스 사진을 남겨본다.

Posted by dcm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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